무계획 장보기는 생활비를 삼킨다
요즘 장보러 마트에 가면 꼭 필요한 것만 샀다고 생각해도,
계산대에 도착하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찍히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특히 가공식품이나 신선식품 가격이 오르면서, 식비는 전체 가계 지출 중에서도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항목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덜 사고 절약하자”고만 하면 식단의 질이 떨어지고, 가족의
건강과 만족도도 낮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얼마나 쓰느냐’가 아니라, ‘계획하고 쓰느냐’입니다.
특히 주간 단위로 식재료를 구매하는 가정이라면 주간 예산을 미리 세우고
계획적인 장보기를 실천하는 것이 식비 절감의 핵심입니다.
이 글에서는 현실적인 장보기 예산을 어떻게 설정하고, 어떤 식으로 식단을 계획하고,
현명하게 소비할 수 있는지 실전 중심의 정보를 3단계로 나누어 정리해 보겠습니다.
예산 세우기의 기준, 어떻게 정해야 할까?
주간 장보기 예산을 정하는 첫 단계는 ‘우리 가족은 일주일에 얼마를
식비로 쓰는가?’를 정확히 아는 것입니다.
많은 가정이 막연히 ‘대충 10만 원 정도’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매주 금액이
들쭉날쭉하거나 충동구매 때문에 예산을 초과하는 일이 빈번합니다.
정확한 예산을 세우기 위해선 가족 구성원 수, 외식 빈도, 평소 식단 스타일, 재고 활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주간 식비 예산의 평균 기준
통계청과 소비자단체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현재 1인 가구의 주간
식비는 평균 4만~6만 원 선입니다.
2인 가구는 6만~9만 원
4인 가구는 10만~15만 원 사이가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이는 단순 평균값일 뿐, 개인이나 가정의 소비 패턴에 따라 큰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 5회 외식을 한다면 장보기 예산은 크게 줄어들 수 있고,
반대로 모든 식사를 집에서 해결한다면 예산을 넉넉히 잡아야 합니다.
실전 예산 세우기: 4단계
1단계 | 지난 3주간의 장보기 지출을 점검하라
카드 내역이나 가계부를 확인하여 식재료 구입 관련 지출을 정리합니다.
3주 평균치를 구하면 나에게 맞는 ‘기준 금액’이 보입니다.
2단계 | 가족 수에 맞게 기준 금액 조정
1인 가구 기준: 주간 5만 원
2인 가구 기준: 주간 8만 원
4인 가구 기준: 주간 13만 원
여기서 외식이나 간식 빈도에 따라 조정합니다.
3단계 | 식재료 유형별 세부 예산 분배
전체 예산을 항목별로 나누면, 마트나 시장에서 구매할 때 훨씬 계획적인
소비가 가능합니다.
예시: 총 예산 120,000원 (4인 가족 기준)
육류·어패류: 30,000원
채소·과일: 30,000원
유제품·계란: 10,000원
주식류(쌀, 면, 빵): 10,000원
간식·조미료·즉석식품: 20,000원
예비비: 20,000원
4단계 | 구매 장소와 요일에 따른 전략 설정
육류는 할인행사가 많은 마트에서 대량 구매
채소·과일은 전통시장 또는 온라인 새벽배송 이용
주말보다 수요일·목요일에 장보는 게 할인율이 높을 가능성 큼
예산을 정하더라도 장보는 장소와 시기에 따라 실제 소비금액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계획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팁: ‘정액 예산’과 ‘정률 예산’의 조합 활용
정액 예산: 매주 고정 금액 (예: 12만 원)
정률 예산: 월 수입의 일정 비율 (예: 소득의 10% 이내)
정액 방식은 지출을 일정하게 관리하는 데 유리하며, 정률 방식은 가변 소득자에게 적합합니다.
이 둘을 혼합해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다면 예산 계획이 훨씬 실효성을 갖게 됩니다.
식단표와 재고 파악이 예산 초과를 막는다
주간 장보기 예산을 아무리 잘 세워도, 그 계획이 ‘현실적이지 않거나 준비가 부족’하다면
효과는 반감됩니다. 실제 예산 초과의 가장 큰 원인은 충동구매와 중복구매,
그리고 불필요한 식재료 낭비입니다. 이를 방지하려면 장보기 전에 반드시
두 가지를 준비해야 합니다. 바로 식단표 작성과 냉장고 재고 점검입니다.
주간 식단표 작성은 절약의 출발점
식단표는 단순히 “무엇을 먹을지”를 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식재료가 필요한지, 어느 정도 양이 필요한지를 사전에 판단해주는
소비 계획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겹치는 재료 없이 알뜰하게 장을 볼 수 있고, 식단을 짤 때부터
재료 활용도를 고려하면 자연스럽게 재고 순환율도 좋아집니다.
실제 3인 가족 식단표 예시 (저녁 위주)
요일 메뉴 필요한 식재료
월요일 김치찌개 + 계란말이 김치, 돼지고기, 두부, 계란, 대파
화요일 된장국 + 애호박전 된장, 애호박, 밀가루, 양파
수요일 오므라이스 + 샐러드 달걀, 밥, 양파, 당근, 상추
목요일 닭볶음탕 닭다리살, 감자, 당근, 고추장
금요일 제육볶음 + 상추쌈 돼지고기, 고추장, 마늘, 상추
토요일 냉장고 털기 메뉴 남은 재료 활용
일요일 외식 또는 배달 -
→ 장보기 전에 식단표를 짜면, 필요한 재료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장보기 리스트를 구성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냉장고 털이 메뉴’를 주 1회 포함시키면 남은 재료를 활용하여 식재료
폐기를 줄일 수 있는 장점도 있습니다.
. 냉장고·찬장 재고 체크는 필수
많은 사람들이 장보러 나가기 전 냉장고를 확인하지 않고 나서는 실수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미 있는 대파나 계란, 양파 등을 또 사고, 결국 다 쓰지 못한 채
버리게 되는 일이 반복됩니다.
식비의 15~20%는 이렇게 낭비되는 식재료 비용에서 생긴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재고 체크 팁
장보기 전날 저녁 또는 당일 아침, 냉장고·냉동고·김치냉장고·찬장을 열어본다
자주 중복되는 품목(계란, 대파, 두부, 마늘, 고추장 등)은 메모해둔다
남은 재료를 중심으로 1~2끼 식단을 먼저 계획하면 장보기 품목이 줄어든다
📋 체크리스트 예시
품목 남은 양 추가 구매 필요 여부
계란 4개 필요 (1판 구입)
대파 1단 불필요
마늘 10쪽 불필요
두부 없음 2모 필요
양파 2개 여유 있음
이렇게 표를 정리하거나, 네이버 메모 / 굿노트 / 투두이스트 같은 앱을 활용해
‘필요 품목’과 ‘보유 품목’을 구분하여 장보기 리스트를 작성하면 실수 없이
효율적인 소비가 가능합니다.
아이디어: “식재료 중심 식단표” 활용하기
전통적인 ‘메뉴 중심 식단표’ 외에도, 보유 중인 식재료를 중심으로 식단을 짜는
방식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냉장고에 두부, 애호박, 소고기가 남아 있다면 → 두부부침, 애호박전,
소고기무국 식단을 만들 수 있죠.
이렇게 하면 장보기 품목은 줄고, 기존 재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 식재료
손실이 줄어듭니다.
이처럼 식단표 + 재고 확인이라는 두 가지 준비만으로도, 장보기 예산을
20~30%까지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절약을 넘어 시간 절약, 식생활의 질 향상, 음식물 쓰레기
감소로까지 이어지는 똑똑한 소비 습관입니다.
마트, 전통시장, 온라인 장보기의 장단점과 예산 지키기 전략
예산을 세웠다고 해서 다 되는 건 아닙니다. 장보는 장소와 방식에 따라
실제 지출 금액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각 유통 채널마다 장단점이 있으므로 상황에 맞게 조합해 사용하는
전략이 필요합니다.
대형마트
장점: 품목 다양, 세일 많음, 포인트 적립
단점: 유혹 많음, 덩어리 상품 중심 → 과소비 위험
전략: 세일 코너만 둘러보고, 쇼핑리스트 외 품목은 충동구매 금지
전통시장
장점: 신선함, 가격 협상 가능, 소량 구매 유리
단점: 품목 제한, 카드 사용 어려움
전략: 채소·과일·생선은 시장 이용, 현금 챙기기
온라인 장보기
장점: 시간 절약, 정기배송 가능, 할인코드 활용
단점: 신선도 확인 어려움, 배송비 부담
전략: 무거운 품목/정기 구입 품목은 온라인, 냉동식품 대량 구매
또한, 최근에는 장보기 앱(마켓컬리, 쿠팡, SSG 등)을 통해 카트 금액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예산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리할 수 있어 더욱 효율적입니다.
장보기도 계획이 필요하다
매주 하는 장보기를 ‘계획된 소비’로 전환하는 것만으로도 월 수십만 원의
절약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무작정 줄이려 하기보다는, 나와 내 가족의 생활 패턴에 맞춘 예산을 설정하고,
장보기 전 식단과 재고를 점검하며, 구매 방식까지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합니다.
이제 장보기가 막연한 부담이 아니라, 생활을 디자인하는 중요한
경제 활동이 되도록 만들어 보세요.
다음 장보기부터는
예산을 세우고
식단을 정하고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체계적으로 시작해보는 것 어떨까요?
당신의 지갑도, 냉장고도, 가계부도 만족할 장보기를 응원합니다!